우리네 인생살이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좋았다가도 나빠지고 나빴다가도 좋아지니 말입니다. 조선 시대의 시인 정지흡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꽃피자 바람 불고, 달뜨자 구름 끼네. 라고 읊었습니다. 천하의 일이 서로 잘 들어맞지 않은 것을 한탄한 것입니다. 도연명을 흠모한 왕안석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가히 멋진 자리에 초대받아 연거푸 잔을 기울이고 게다가 아름다운 노래까지 있다니 비단에 꽃을 더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이 시 구절 속의 ‘금상첨화’라는 말은 ‘좋은 일에 더 좋은 일이 겸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천지간의 세상살이는 춥다가도 덥고, 꽃이 피면 꽃이 지고, 또한 울고 웃는 것이 아닐 런지요. 비록 우리네 삶, 곡절이 있지만 그럴수록 아름답고 더욱 멋들어지게 살아야겠지요. 이렇게 펜을 들게 된 것은, 김시장님께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듣기로, 김시장님도 아파트에 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파트가 편리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고약한 면이 있습니다. 아파트의 병폐는 ‘폐쇄와 단절’입니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서 701호와 702호가 마주 보고 살아도 아파트 문을 닫는 순간 열반과도 같은 단절이 일어납니다. 비록 같은 공간에 살아도, 켜켜이 가려진 시멘트 장막은 인간관계의 불통과 폐쇄를 불러 올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아파트에 개들을 많이 키우는 것 같습니다. 폐쇄와 단절은 인간을 더욱 이기적으로 만듭니다. 오로지 자기밖에 모르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 지게 됩니다. 게다가 독한 시멘트 구조물은 몸을 비롯하여 인간성마저 삭게 합니다. 더욱이 아파트는, 우리가 소유하는 부동산이기도 하지만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투기물로 전략한지 이미 오래입니다. 어쩌면 흉물일 수 있는 10층 20층의 높다란 콘크리트 구조물 공간에 대롱대롱 매달려 사는 우리는 불쌍한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아파트 문제 다음으로, 자방자치에 대한 문제입니다.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로부터 사무위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오히려 민원만 더 쌓이고 그걸 해결하는데 급급한 모습입니다. 결국 허울만 자치이지 실제로는 자치와 거리가 멀다고 하겠습니다. 가끔 집행부 등이 정책을 펴더라도 상의하달식이고 하의상달식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용인시도 팔을 걷어 붙여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마을자치와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을 자치는 주민자치위원회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마을 자치는 마을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입니다. 공무원 중심이 아닌, 그리고 법과 행정과 명령이 아닌 그야말로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치(Autonomy)를 하는 것이지요. 서울의 성미산 마을 공동체를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콘크리트 벽과 같은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 마을의 문화행사, 교육, 인문학강좌, 마을자치사업, 마을 축제를 마을사람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관이 주도하거나 법령에 의해서 하는 게 아닌 또 업자들의 밥벌이 감이 아닌 진정으로 마을주민과 마을을 위한 자치를 하자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 교류하고 이웃하는 진정한 사람공동체, 마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그 도시의 품격이고 수준이기도 합니다. 하여 이제 용인시도 마을자치와 마을공동체사업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진정으로 마을자치가 뿌리내리면, 어중이떠중이 모두 뺏지 달고서 단체장에게 압력 가하는 일도 없어 질 겁니다. 또 이런 저런 청탁 안 들어 주어도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마을 자치에는 보육과 교육이 함께 있고,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양질의 물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또한 복지와 경제두레를 비롯해서 마을축제, 마을에서의 인문학 강좌 등도 펼쳐질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 최소한 이웃이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는 것 만해도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아름답고 신명나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민과 의회와 시가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부디 이러한 일들이 원만히 성사될 수 있도록 김시장님께서 적극 힘써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김기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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