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말이라 이런 저런 일들로 나름 분주하다. 저녁에 신문을 읽는데 올 여름 경기도 화성 수련원에서 만난 김영호 총장의 글을 읽었다. 그 글에 '좀비'라 용어가 나오길래 문득 생각이 떠 올라 몇 자 적어 본다.
'좀비'라는 말이 있다. 여러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특정 종교에서 사용되고, 컴퓨터 용어로도 사용되고 기업에서도 사용된다. 대개 부정정인 뜻으로 사용된다. 종교적으로는, 영혼을 빼앗기고 이성이 마비된 인간으로 사용되고, 컴퓨터에서는 시스템의 자원으로 점유는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프로세스를 일컫는다. 기업에서는 조직 뒤에 숨으려 하거나 적극적이지 못하고 생각이 고루한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영화에서는 주로 죽은 시체가 살아서 돌아다니는 끔찍하고 무서운 모습으로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좀비는 간단하다. 영혼 또는 정신이 무엇인가에 빼앗겨 이성적인 판단이 잘 안 되고, 지성이 거의 마비된 사람들이 좀비다. 이런 사람이 건전한 비판을 할리 만무하다. 유감인 것은, 정작 비판을 해야 할 때는 하지 않고 비판하지 말거나 비판하지 않아도 될것을 비판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자신이 비판의 대상인줄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것에 세뇌당한 사람은 그래도 비판하는 능력은 있다. 세뇌당하지도 않았는데 비판 능력이 없는 사람도 크게는 좀비의 범주에 들어 간다.
우리는 어떤 때에 분노하는가? 그것은 불의한 경우에 분노한다. 문제는 힘 있는 자가 불의할 때는 침묵하고 강아지 정도가 불의할 때는 발로 찬다는 것이다. 군주가, 일본제국주의자들이, 군사독재자들이, 그 아류들이 불의한 것에는 침묵한다. 아니 좀비들처럼 이성과 지성이 마비되어 인식 자체가 없어 보인다.
역사를 보건대 포악한 군주가 학정을 해도 순종하며 침묵했고, 일제식민지 시대에 오히려 일제에 충성하고 조선인을 더 악랄하게 탄압한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군사 독재가 탱크로 학교를 점령하고, 신문을 폐간시키고, 국회를 해산해도 피한하지 않았다. 무고한 사람을 잡아 고문을 하는 불의를 자행해도 분노하기는 커녕 오히려 동조하였고 심지어 그것이 옳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불의에 맞서 비판하면 빨갱이가 되기도 했다.
죽은 시체가 살아서 돌아다니는 영화속의 좀비와 우리가 사는 사회가 크게 다를 바 없다. 분노할 때 분노하는 건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다. 분노할 때 분노하지 않고 분노하지 않아야 할 때 분노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신좀비라고 불러야 할까?
ps 우리나라가 13위의 경제대국이고, 교육열도 높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뤘다. 그렇지만 그야말로 풍요속의 빈곤이고 속빈 강정이고 한탕주의가 판을 친다. 게다가 여러가지 갈등과 대립으로 난리이고 나라는 65년 동안 분단되어 요즘은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다. 한마디로 세상 참 요지경이다. 나를 포함한 좀비들, 자기도 모르는 자발적 노예근성을 가진 자들을 이런말에 한 번쯤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세상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이참에 나는 이 세상을 밝게 하는 데 장애물은 아닌지 자문해 보자.
ppss 권력의 눈치를 보며 자리를 탐하고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이해타산을 쫒아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는 자. 게다가 이런 자가 남을 단죄하며 오만하고 세도까지 부린다. 이런 사람은 어떻게 봐야 하는 가?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이 제법 많아서 추신으로 남긴다.
'선악이 개오사'(善惡 皆吾師) 란 말이 있는데 오늘도 세상 공부 참 많이 한 날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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