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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1 누가 '차도남', '차도녀'를 말하는가?

                                       누가 '차도남', '차도녀'를 말하는가?

  나는 TV를 안 보는지라 유행어에 둔감한 편이다. 경박한 내가 더 경박해질까 봐 TV 드라마나 연예 프로그램을 거의 안 본다. 예번에 도올 김용옥이 쓴 ‘노자와 21세기’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 한창기 선생의 말씀이 일리가 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오늘 왜 우리 조선의 역사가 요 모양 요 꼴이 된 줄 아시오. 일제 식민지의 비극일 것 같소? 몰지각한 좌우 이념 논쟁일 것 같소? 당리당략만을 아는 정치 협잡꾼 때문일 것 같소? 관리의 부패 때문일 것 같소? 곡학아세 하는 학자들 때문일 것 같소?” 그의 결론은 바로 TV 라는 괴물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한창기 선생의 말씀이 다 맞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만큼 텔레비전의 폐해가 크다는 것일테다. 요즘 장안에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연일 상종가를 치는데 나는 보질 않는다. 한창기 선생과 같은 생각은 아니지만, 이유는 별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TV를 잘 안보지만 ‘차도남 차도녀’는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차도남 차도녀가 아무나 함부로 되는 게 아니다. 거기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건 짜가다.

우선 차도남 차도녀의 반열에 오르려면 일주일에 책을 두 권 정도는 읽어야 한다. 잠깐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우찌무라 간조 선생의 영향을 받았고 무교회주의자인 김교신 선생의 평전을 보면, 지구상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은 그라스톤 옹이라는 사람인데 평생 동안 약 1만권을 읽었다고 한다. 60년을 매일같이 읽어서 1년에 166권을 독파해만 약 1만권이 이르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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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교육열에 반비례한다. 교육열과 교육 수준에 비하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그러니 알맹이 보다는 껍데기가 많을 뿐이다. 다시 차도녀 차도남 얘기로 돌아가자. 차갑다는 것은 냉철하다는 것이기도 한데 냉철하다는 것은 지성에서 비롯하여야 한다. 知性에 근거하지 않는 사회, 지성이 죽은 사회는 경박하고 경박하다 못해 천박하다. 그런 사회는 사이비 지식이나 사이비 지식인들로 득세하고 어질고 선한 민중은 그들에 의해 쉽게 세뇌된다. 그래서 권력자는 민중에게 횡포와 광기를 부린다.

한국 대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 1위인 한비야는 대학 시절부터 1년에 책 100권 읽기를 했다고 한다. 시간이 없다는 것도 핑계이고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그가 벌이고 있는 운동이 일 년에 책 100권 읽기다.

도마 안중근 의사의 얘기도 짧게 해보자. 그가 어느 날 프랑스 신부에게 학교를 짓자고 제의하자 신부가 말하기를 조선 사람들이 글을 깨우쳐 소위 지식인이 되면 교회에 안 나올 것이므로 협조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 말에 안중근은 분개하여 프랑스어 공부를 바로 그만두고 스스로 학교를 스스로 짓는데 그 학교가 바로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다. 하루도 책일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한데서도 안 의사의 배움과 교육에 대한 열의를 잘 알 수 있다. 이쯤이면 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 것이다.

둘째는 영화를 한 달에 한 편 정도 봐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대학 시절에 1000편의 영화를 봤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사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었을 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보는 시각과 인식이 남달랐을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는 어려운 이론서를 읽는 것도 좋지만 영화 한편이 훨씬 더 유익했던 적이 여러 번이다. 북한을 공부할 때는 더 그러했다. 또 영화는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데 로마의 휴일, 닥터지바고, 러브스토리, 연인들, 졸업, 서머타임킬러 등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음악과 함께)들은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셋째는 시를 한두 편 정도는 읊어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모두가 시인과 같은 감성을 가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내면을 순화하고 상대에게도 심안을 평안하게 한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게 또 어디 있을까. 게다가 아름다운 노래를 한 곡조 더 할 수 있으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다. 음풍농월이 따로 없다.

지난해 깐느 영화제 출품작인 이창동 감독의 ‘시’란 영화도 주인공이 시를 공부하면서 세상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그린 영화이다. 생각건대 시가 인간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요즘은 정말 ‘죽인 시인의 사회’가 된 것 같다. 아름다운 영혼으로 가득한 사회는 결코 비천하지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운동은 몸을 튼튼히 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기도 하다. 로렌쯔는 인간은 동종의 동물에게 '공격본능'이 있다고 하였다. 공격본능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데 가장 용이한 것이 바로 운동이고 그것이 발전한 게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다. 그래서 한 가지 이상의 운동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남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김장훈과 같은 사람이다. 김장훈도 잘 나가는 연예인들처럼 논현동 최고의 빌라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는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 돈이든, 봉사든 또 다른 형태로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존경받을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은, 열심히 사랑하라. 후회없이 미련없이 말이다.

이 정도는 돼야 진정 차도남, 차도녀라 할 수 있다. 차도남, 차도녀는 상당한 실력과 내공이 쌓인 사람들이다. 이제 싸구려나 짝퉁 차도남, 차도녀는 저리로 비켜야 할 것 같다.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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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에 대해 내가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 하고자 하고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작은 봉사를 공동체와 함께
일구어 나가고자 그저 소박함으로 하루을 일하고자 한다.
2011/01/11 18:49 2011/01/11 18:49
Posted by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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