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인터넷 펌>
아좀... 내가 아버지로 여기는 분을 당신이 이름만 부르면 당신이 내 할머니가 되는거잖아.
금요일에 곰돌이 회사 동료들과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동료보다는 상사들이지요..
모두 부부들인데 딱 한 분 솔로인 분이 계셨는데 좀 괴짜에 권력은 최고였습니다.
말투는 누군가가 성대모사를 연습하고 있을만하기도 한 평범치 않았습니다.
첫날 밤 얘기 나누며 어찌나 웃었는지 왜 웃었는지 그도 알 것입니다.
말과 행동은 어린아이 같이 순수하지만 생각과 논리만큼은 명확하고 흔들림 없는 그는
마흔이 조금 더 넘은 사람이었습니다.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가 나왔습니다.
"정치는 커뮤니케이션의 정점이라고 생각해."
얼른 메모를 해두었지요. 곱씹어 생각할 수록 맞는 말입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도 눈과 귀를 닫고 있는 청와대와 현직 대통령을 보면 그는 정녕 사업가구나 싶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혜란언니는 "죄 지은건 벌을 받아야죠. 상황이 죄를 덮어줄 순 없잖아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통령 자리에서 후원금 없이 생활하는게 말이 되는 줄 알아요?"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 하면서도 온갖 뉴스에서 봤던 정보들이 술술술 나옵니다.
600억원을 600만불로 수정도 해주고.. 미국의 집 시세, 대선 자금이 얼마나 드는지.. 박연차, 플리바겐..
알고보니 수재였어요.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했다는데 부러운건 있었습니다.
퀴즈 아카데미 결승에 올랐는데 노무현 전대통령과 한 짝을 이뤘었다는걸 뿌듯해합니다. 그럴만하지요.
그 때부터 이어진 인연이 그 분을 아버지처럼 모시게 했다고 말합니다. 친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정사장님은..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아버지로 모시는 분을 이름 석자만 부르지 말라는 얘기가 몇 번 나왔는지.
중간에 듣는 나는 이른바 짬이 안돼서 말한마디 못해 그저 듣고만 있었습니다.
새벽 4시까지 놀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아침 10시에 마도에 갔습니다.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며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보는 방파제를 찾아갔는데
바람이 거칠게 부는 그 곳에서 정란씨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TV를 보지 않는 사이 세상이 난리가 났다고..
소식 전해들은 그가 갑자기 돈을 꺼내더니 박팀장님과 이야기하는 모양이
아이들과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회를 떠 들어가라.
당신은 낚시하러 남으신다는데 우리도 철모르는 아이들처럼 웃고 떠들 마음이 생기지 않아 바다낚시에 함께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철모르는 짓이었네요.
다녀와서 이른 오후부터 고기를 구웠습니다. 일찍 떠나려는 저희 부부 때문에 해가 있는 낮부터 연기를 피웠지요.
술마시며 이야기를 하는데 대낮이라 취기가 영 없더랍니다.
그럼에도 아버지 얘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내가 아버지처럼 생각한다고 어제 그렇게 말했는데 오늘 이렇게..
씨발,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그러면 안되지. 우릴 버리고 간거야. 하는데
입술이 떨리더니 닭똥같은 눈물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엉엉 울대요. 같이 촛불집회 다니고 노사모 활동하던 박팀장님이 함께 울며 모시고 나갔습니다.
벌게진 얼굴과 충혈된 눈으로 돌아와서 분위기 망쳐 미안하다며 웃는 그 앞에서 우리는 괜찮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괜찮지 않았습니다. 당신 때문에 우리가 울지 못했으니까요...
먼저 돌아오느라 펜션 아주머니가 안면도 고속버스 터미널에 데려다주셨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줄기차게 방송되는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뉴스.
그 때서야 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없는 관광버스 안에서 울며 저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노대통령.. 당신은 나쁜 사람입니다. 우릴 버리고 그렇게 가버린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다시 생각하니...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우리가 굴레를 떠나버린 당신을 원망할 수 있는지..
진정 나쁜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故 는 생략합니다..]











